결론부터: 신분증 하나 들고 등록기관 한 곳만 가면 됩니다
부모님이 갑자기 입원하시고 나서 이 문서를 처음 검색하셨다면, 확인할 것은 세 가지뿐입니다.
- 대상 —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본인 의사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람만 쓰는 문서가 아니라, 건강할 때 미리 써두는 쪽이 원래 취지에 가깝습니다.
- 비용 — 작성과 보관 모두 0원입니다. 상담비·등록비·대행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곳이 있다면 지정 등록기관이 아니라고 보시면 됩니다.
- 방법 —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을 본인이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고 작성해야 하며, 그 내용이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어야 법적 효력이 생깁니다. 이 마지막 등록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온라인으로 되는지부터 찾아보셨을 겁니다. 답은 “아직”입니다. 2026년 6월 2일 보건복지부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가 온라인 작성·등록 절차를 마련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이는 법령 개정을 거쳐야 하는 추진 단계라, 지금 신청하시려면 여전히 방문이 원칙입니다. 검색 중에 온라인으로 대신 처리해 주겠다는 곳을 보시더라도, 지정 등록기관을 거치지 않은 문서는 시스템에 올라가지 않습니다. 시행 시점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www.lst.go.kr) 공지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신청 절차, 순서대로 네 단계
실제 창구에서 진행되는 흐름은 이렇습니다. 상담 시간을 포함해 대개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납니다.
- 1단계 · 등록기관 찾기 —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www.lst.go.kr)에서 지역별로 검색합니다. 등록기관은 2024년 12월 760곳에서 2025년 12월 819곳으로 늘었고, 보건소·보건의료원 같은 지역보건의료기관, 의료기관, 비영리법인·단체, 공공기관, 노인복지관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집 근처 보건소가 가장 접근하기 쉽습니다. 다만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아무 때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 담당자가 한두 명뿐인 기관이 적지 않아, 담당자가 출장이나 휴가면 헛걸음이 됩니다. 가기 전 전화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오늘 되나요”만 물어보면 됩니다.
- 2단계 · 상담과 설명 듣기 — 상담자가 연명의료 시행 방법과 중단 결정, 호스피스 선택·이용, 의향서의 효력과 효력 상실, 등록·보관·통보 절차, 변경과 철회 방법, 기록 이관을 설명합니다. 법으로 정해진 설명 항목이 여섯 가지라 형식적으로 5분 만에 끝나지 않습니다. 설명을 들었다는 확인란에 본인이 표시해야 하고, 이 표시가 빠지면 뒤에서 보실 무효 사유에 걸립니다.
- 3단계 · 작성 — 서면으로 직접 쓰거나 태블릿으로 작성합니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의사와 호스피스 이용 의사, 열람 허용 여부를 함께 표시합니다. 세 번째 칸을 대충 넘기는 분이 많은데, 열람 허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나중에 자녀가 “아버지가 등록하셨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부모님께 이 항목만은 소리 내어 읽어드리세요.
- 4단계 · 시스템 등록과 조회 확인 — 등록기관이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하면 효력이 생깁니다. 기관마다 입력 시점이 달라, 국립암센터는 작성 15일 뒤부터 www.lst.go.kr에서 본인 조회가 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종이에 서명하고 돌아온 날이 아니라, 조회 화면에 등록 사실이 뜬 날이 절차가 끝난 날입니다.
준비물과 자격 요건
| 준비물 | 본인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등록증). 모바일 신분증도 인정됩니다. 도장·가족관계증명서·진단서는 필요 없습니다. |
| 자격 | 19세 이상 본인. 대리 작성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자녀가 위임장을 들고 가도 안 됩니다. |
| 비용 | 없음 |
| 소요 | 상담 포함 방문 1회. 시스템 등록 확인은 며칠 뒤 조회로 |
제도 참여는 이미 상당히 넓어져서, 2026년 1월 기준 누적 등록자는 3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서류가 까다로워서 미루는 것이 아닙니다. 신분증 한 장이면 되는 일인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와 “부모님께 어떻게 꺼내야 하는지” 두 가지에 막혀 몇 년씩 미뤄집니다.
말을 꺼내는 데는 세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어 임종과정에 들어섰을 때 기간만 늘리는 시술은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등록해 두는 것이라는 설명, 치료를 안 받겠다는 문서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하지 않을지 본인이 미리 정해두는 문서라는 설명,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취소된다는 설명입니다. 이 순서로 말씀드리면 대개 거부감이 크게 줄어듭니다. 여기에 장기기증희망등록을 같이 물어보시는 분이 많은데, 둘은 이름만 나란히 놓일 뿐 별개 제도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내가 살아 있는 임종과정에서 받을 시술을 정해두는 문서이고, 장기기증희망등록은 사망한 뒤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두는 등록입니다. 담당 기관도 접수 창구도 달라서 연명의료 쪽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www.lst.go.kr), 장기기증 쪽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www.konos.go.kr)에서 각각 절차를 확인하고 각각 신청해야 합니다. 한쪽을 등록했다고 다른 하나가 자동으로 처리되지는 않습니다.
가장 자주 틀리는 지점: 집에서 써둔 문서는 효력이 없습니다
현장에서 제일 많이 벌어지는 일이 이것입니다. 부모님이 예전에 인터넷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서명해 두셨거나, 변호사 공증까지 받아 서랍에 넣어두신 경우가 있습니다. 공증은 그 종이에 부모님이 서명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 이 제도의 등록 요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법에서 정한 절차를 밟지 않은 문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무효가 되는 경우는 명확합니다.
- 본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경우(자녀나 배우자가 대신 작성)
- 자발적 의사에 따른 작성이 아닌 경우
- 등록기관의 설명을 듣고 확인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 이후에 담당의사와 함께 연명의료계획서를 다시 작성한 경우(이때는 나중에 쓴 계획서가 우선합니다)
해결법은 단순합니다. 기존 문서는 참고자료로만 두고, 부모님이 거동하실 수 있을 때 가까운 등록기관에 함께 가서 다시 작성하는 것입니다. 순서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이 문서의 특징입니다. 이미 의식이 없거나 판단이 어려운 상태라면 의향서를 새로 쓸 수 없고, 입원 중이라면 담당의사와 상의해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는 쪽으로 방향이 달라집니다.
두 번째로 오해가 잦은 지점은 효력이 발동하는 시점입니다. 의향서를 등록했다고 해서 병원에서 곧바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습니다.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다고 판단한 이후에, 등록된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연명의료 중단이 이뤄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처럼 치료 효과 없이 임종까지의 기간만 늘리는 시술을 말합니다. 통증 조절이나 영양·수분 공급 같은 돌봄이 중단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도 안 주고 굶겨 죽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 때문에 서명을 망설이시는 어르신이 많은데, 이 대목만 정확히 짚어드리면 대화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세 번째는 ‘한 번 쓰면 못 바꾼다’는 걱정입니다. 작성자는 언제든지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고, 등록기관의 장은 지체 없이 내용을 바꾸거나 등록을 말소해야 합니다. 처음 작성한 기관으로 다시 갈 필요도 없어서, 등록기관이라면 어디서든 변경과 철회가 가능합니다. 이사를 가셨어도 새 동네 보건소에서 처리하면 됩니다.
본인이 남겨두지 않으면 결정은 가족에게 넘어갑니다
이 제도를 두고 환자 본인 뜻과 무관하게 치료를 접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실제 구조는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법이 가장 앞에 두는 것은 본인이 직접 남긴 의사이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가 바로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본인이 남긴 문서가 없을 때에야 가족의 진술이나 합의로 환자의 뜻을 짐작하는 단계로 내려갑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써두지 않는 선택은 결정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결정 권한을 가족과 의료진 쪽으로 넘기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자기결정권이 걱정된다면 서명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등록을 끝내두는 쪽이 그 권리를 지키는 방향입니다.
본인이 등록해 둔 뜻은 가족이 나중에 뒤집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마음이 바뀌었을 때 철회할 수 있는 사람도 가족이 아니라 본인뿐입니다. 다만 이 안전장치는 시스템 등록이 끝나 있어야 작동합니다. 서랍 속 종이는 응급실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본인 의사를 확인할 수 없어 가족의 진술이나 합의로 넘어가는 경우, 어디까지를 가족으로 보는지와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는 사안마다 따질 항목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www.lst.go.kr 안내와 입원한 병원의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상담으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셨거나 재혼 가정이라면 이 대목을 미리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법적으로 이혼이 끝난 전 배우자는 환자의 가족으로 보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입원하셨는데 오래전에 헤어진 아버지가 나타나 의견을 내더라도 그 말이 결정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자녀는 부모의 이혼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직계비속입니다. 왕래가 끊긴 형제가 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이 있으면, 본인 의사가 등록돼 있지 않을 때 절차가 그 자리에서 멈춰 설 수 있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로 실제 관계를 먼저 확인하고, 판단이 애매한 조합이라면 병원 의료기관윤리위원회에 미리 문의하시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어머니가 이미 입원해 계신 상황이라면 순서 자체가 달라집니다. 의향서는 등록기관을 찾아가 쓰는 문서라 병상에서 처리하기 어렵고, 그 자리를 담당의사와 함께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가 대신합니다. 다만 입원 중인 병원이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있으면 원내에서 의향서 작성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원무과나 사회사업팀에 이 병원이 등록기관인지 한 번 물어보시면 됩니다. 어느 쪽이든 본인이 자기 의사를 밝힐 수 있을 때 해야 하고, 판단이 어려워진 뒤에는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집니다.
오늘 바로 쓰는 체크리스트
- www.lst.go.kr 접속 → 집이나 부모님 댁에서 가까운 등록기관 검색, 운영시간·사전예약 필요 여부·상담 담당자 근무일까지 전화로 확인
- 부모님 신분증 확인(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중 하나). 운전면허 반납하신 뒤 신분증이 아예 없는 경우가 있으니 지갑을 직접 열어보시고, 유효기간이 지났으면 재발급부터
- 서랍에 예전에 써둔 연명의료 관련 문서가 있는지 확인 — 공증을 받았더라도 등록기관에서 다시 작성
- 방문 전 가족끼리 한 번 이야기 나누기: 연명의료 중단 의사, 호스피스 이용 의사, 열람 허용 여부 세 가지. 특히 열람 허용은 나중에 자녀가 조회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항목
- 작성 후 2주쯤 지나 www.lst.go.kr에서 본인 조회로 등록 완료 확인. 조회가 안 되면 작성한 기관에 전화해 시스템 입력 여부를 물어볼 것
- 등록 사실과 등록기관 이름을 형제자매에게 공유. 응급실에서 “아버지가 안 받겠다고 하셨다”는 말만으로는 의료진이 확인할 방법이 없고, 그 자리에서 가족 의견이 갈리면 결정이 늦어집니다
- 부모님이 이혼·재혼하셨거나 연락이 끊긴 형제가 있다면 가족관계증명서로 관계를 먼저 확인. 본인 의사가 등록돼 있지 않으면 이 관계도가 그대로 절차가 됩니다
- 장기기증희망등록까지 생각하고 계시다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www.konos.go.kr)에서 따로 신청 — 등록기관 한 곳에서 함께 처리되지 않습니다
- 이미 입원 중이시라면 원무과나 사회사업팀에 그 병원이 등록기관인지,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상담이 가능한지 먼저 문의
제도 내용과 등록기관 목록은 매년 바뀝니다. 온라인 작성 시행 여부, 가까운 등록기관, 본인 등록 상태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www.lst.go.kr 또는 대표전화 1855-0075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개별 환자의 치료 방향은 이 글이 아니라 담당의사와의 상담으로 결정하셔야 합니다.
